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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팬이 바라본 PO 3차전, 삼성의 가장 큰 고민은 권혁의 부진

비회원 2010.10.11 19:42

PO 3차전 끝내기 안타를 기록한 손시헌 (사진출처:KBO홈피)

 멋진 경기였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했던 두산과 삼성의 PO 3차전 경기는 스토리가 탄탄한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했다.
롯데팬인 내가 중립적인 입장에서 느꼈던 그 재미와 설렘은 삼성과 두산을 응원하는 팬들에게는 몇 배나 강한 긴장감과 몰입 감을 느끼게 했을 것이다.



< PO 3차전 리뷰 >

 10월 10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두산과 삼성의 PO 3차전을 앞두고 많은 야구팬들은 이 경기가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투수전이 될 것이라 예상했었다. 
앞선 1, 2차전도 뛰어난 투수들이 선발투수로 나섰던 경기였음에는 분명했지만, 각 팀의 진정한 에이스인 김선우와 장원삼이 선발 맞대결을 펼치는 PO 3차전과는 비교 대상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PO 3차전 선발투수였던 장원삼과 김선우 (사진출처:KBO홈피)

- 양 팀 선발투수들의 조기 강판

 삼성과 두산의 PO 3차전은 잠실구장의 만원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작이 되었고, 경기 시작과 함께 투수전이 될 것으로 생각했던 많은 팬들의 예상은 빗나가기 시작했다.


 두산의 김선우는 롯데와의 준 PO부터 계속된 등판 탓인지 구위와 제구력 모든 부분에서 평소와 비교했을 때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김선우는 1회초 수비부터 박한이의 좌익수 왼쪽 2루타와 박석민의 몸에 맞는 볼, 그리고 최형우의 볼넷으로 원 아웃 주자 만루의 위기에 몰렸고, 채태인과 박진만에게 각각 좌익수 앞 1타점 적시타와 좌익수 왼쪽 2타점 적시 2루타를 연속으로 맞으며 3실점을 허용했다.
김선우의 강판은 2이닝을 채우지 못한 2회말 원 아웃 상황에서 나왔다.
1회와 마찬가지로 선두타자 박한이에게 2루타를 맞으며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낸 김선우는 원 아웃 주자 3루의 상황에서 박석민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경기 네 번째 실점을 했고, 결국 공을 이현승에게 넘겨주고 마운드를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두산의 김선우가 기대 이하의 피칭을 하는 동안 삼성의 장원삼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1회말 수비에서 정수빈과 오재원의 연속안타와 이종욱의 보내기 번트로 원 아웃 주자 2, 3루에 몰렸으나 김동주와 김현수를 각각 1루수 파울플라이와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위기를 모면해 김선우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장원삼은 2회말과 3회말에도 역시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하는 좋지 않은 투구를 계속했고, 2회에는 양의지에게 그리고 3회말에는 김동주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3회말 무사 주자 2루에 둔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김선우와 장원삼의 조기 강판은 모든 야구팬들의 예상을 빗나가게 만들기 충분했다.
그리고 양 팀의 선발투수가 모두 조기 강판을 당하는 순간, 김선우로 인해 두산의 우위를 생각하고 있던 야구팬들은 불펜에 부하가 심하게 걸린 두산보다 삼성이 이 경기에 승리하게 될 것이라 생각하기 시작했다.

정수빈 (사진출처:엑스포츠뉴스)

- 4회말, 미숙한 수비의 삼성과 기회를 놓치지 않은 두산

 김선우와 장원삼이 각각 허용한 실점으로 4대 2의 스코어가 유지되고 있던 4회말, 두산은 삼성의 막강 불펜을 공략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두산의 불펜보다 삼성의 불펜이 더 안정감 있는 경기를 보여줄 것이라 믿었던 팬들의 생각은 이번에도 역시 빠른 시간안에 무너지고 말았다.
3회말 무사 주자 2루의 상황에서 장원삼으로부터 마운드를 물려받아 추가 실점을 막아냈던 권오준이 4회말 시작부터 손시헌과 양의지에게 좌익수 뒤 안타와 몸에 맞는 볼을 각각 내주며 실점 위기에 놓인 것이다.

 권오준이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자 삼성의 벤치는 발 빠르게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원석의 3루 땅볼에 선행 주자를 아웃시킨 뒤 마운드를 정현욱으로 교체시키며 포수도 진갑용에서 현재윤으로 바꾸며 실점을 막으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삼성 벤치의 발 빠른 대응에도 불구하고 정작 마운드에 오른 정현욱은 그에 맞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첫 상대인 정수빈에게 좌중간을 뚫는 3루타를 맞으며 두 명의 주자에게 홈 플레이트를 내줬고, 정수빈에게 안타를 맞은 뒤 오재원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기는 했지만, 이종욱에게 유격수 앞 내야안타를 맞으며 역전을 허용했다.


 역전을 허용한 삼성의 입장에서 4회말 수비는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밖에 없는 이닝이었다.
그 이유는 믿었던 불펜투수들이 위협적인 투구를 하지 못한 것도 문제였지만 수비에서 두 번이나 아쉬운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정수빈이 기록한 3루타의 경우 좌익수가 조금 더 집중력 있는 수비를 펼쳤다면 3루타가 아닌 단타로 막을 수 있는 타구였고, 역전을 허용하는 장면에서 나온 이종욱의 내야안타는 지난 시즌 박진만의 수비였다면 충분해 아웃으로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홈런을 기록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조영훈 (사진출처:NeWSIS)

- 도망가려는 두산과 동점을 만든 삼성

 경기가 중반으로 향하게 되자 양 팀의 대결은 더욱 치열해지기 시작했다.


 4회말 3득점으로 역전에 성공한 두산은 6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정수빈이 바뀐 투수 권혁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내며 출루에 성공하고, 다음 타자인 오재원마저 1루 내야 안타로 무사 주자 1, 2루의 기회를 만들어내자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이종욱에게마저 희생번트를 지시하며 추가점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그리고 두산의 타자들은 감독의 이런 의지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이종욱의 희생번트 이후 김동주가 고의사구로 출루한 원 아웃 주자 만루 상황에서 고영민의 우익수 희생플라이에 추가점을 성공시켜 스코어를 6대 4로 늘린 것이다.

 6대 4의 스코어로 뒤처지게 된 삼성도 역시 두산이 추가점을 원하는 만큼이나 동점을 만들기 위한 강한 의지를 불태웠다.
김선우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이현승, 완론드의 호투에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던 삼성은 8회말 원 아웃의 공격에서 조영훈이 정재훈을 상대로 2-1의 볼카운트에서 받아쳐 우익수 뒤 홈런을 기록해 양 팀의 점수 차를 1점으로 좁혔고, 계속되는 공격에서 김상수가 고창성을 상대로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낸 뒤 박한이의 좌중간 2루타에 홈을 밟으며 동점 점수를 만들었다.


 동점을 허용한 두산의 입장에서 동점 허용보다 더 큰 고민은 팀의 마무리 투수인 정재훈이 홈런포를 계속 허용하며 안정감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과 또 다른 마무리 자원인 고창성마저 누적된 피로 때문에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기습번트를 성공한 김상수 (사진출처:NeWSIS)

- 11회초, 승기를 잡았던 삼성

 치열하게 펼쳐지던 양 팀의 대결은 정규이닝이 끝날 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결국 연장전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두 팀의 대결은 연장전에서도 역시 물러섬이 없었다.


 양 팀의 연장전 승부는 삼성의 승리로 끝이 날 것으로 보였다. 삼성이 11회초 공격에서 2득점에 성공했기 때문이었다.

 11회초 삼성의 득점은 박석민의 몸에 맞는 볼과 최형우의 안타로 시작되었다.
11회부터 두산의 마운드에 오른 성영훈은 박석민을 상대로 몸에 맞는 볼을 내주고 말았고, 두산의 벤치가 성영훈을 김창훈으로 교체시켰지만, 박석민에 이어 타석에 들어선 최형우가 좌익수 왼쪽 안타를 만들며 득점 기회를 만든 것이다.

 양 팀이 6대 6의 스코어로 동점을 이루고 있는 연장 11회 무사 주자 1, 2루 상황, 삼성은 당연히 보내기 번트 작전을 지시했고, 두산은 보내기 번트를 허용한 뒤 박진만을 고의사구로 내보내며 채상병을 상대로 병살타를 노렸다.

 하지만, 두산의 만루작전은 결국 실패작이 되고 말았다.
김창훈을 대신해 마운드에 올라 박진만을 고의사구로 내보낸 김성배가 채상병을 상대로 초구에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밀어내기 점수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산의 11회초 실점은 채상병의 밀어내기 점수로 끝나지 않았다.
원 아웃 주자 만루의 상황에서 강봉규를 삼진으로 잡아내긴 했지만, 계속되는 투 아웃 주자 만루의 위기에서 김상수에게 기습번트 안타를 허용하며 추가점수 1점을 더 내준 것이다.

 
 삼성이 11회초 공격에서 2점이라는 큰 점수를 뽑았을 때만 하더라도 삼성의 승리가 거의 확실해 보였다.
그 이유는 두산이 삼성을 상대로 점수를 내준 것이 '몸에 맞는 볼'과 '기습번트에 대한 성의 없는(?)대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재철 (사진출처:mydaily)

- 11회말, 임재철과 손시헌 두 고참선수가 만들어낸 역전승

 삼성이 11회초 공격에서 2점이라는 큰 점수를 뽑아내자 대부분의 야구팬들은 두산의 승리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듯했다.
하지만, 두산의 선수들은 대부분 야구팬들과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들은 드라마틱한 역전승을 이끌어내며 자신들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멋진 선물을 안겼다.


 대역전극이 펼쳐진 11회말 두산 공격의 선봉에 선 선수는 이종욱이었다.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이종욱이 정인욱을 상대로 1-2의 볼카운트에서 중견수 앞 안타를 뽑아내며 출루에 성공했다.

 삼성의 마운드에 있던 정인욱은 이종욱에게 허용한 안타에 부담감을 느끼는 듯했다. 그리고 그 부담감은 스스로 좋지 못한 플레이를 펼치게 만드는 덫이 되고 말았다.
이종욱에 이어 타석에 들어선 김동주와 고영민을 상대로 연속 볼넷을 내주며 무사 주자 만루의 위기에 몰린 것이다.

 무사 주자 만루의 찬스에서 두산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고, 또 승부를 결정짓는 역할을 하는 것은 고참선수들의 몫이었다.
무사 주자 만루의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임재철은 상대투수 정인욱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공을 오래 보며 투수에게 부담을 줬고, 2-2의 볼카운트에서 한복판으로 들어오는 직구를 받아쳐 좌익수 뒤 2타점 2루타를 만들며 동점을 만들어냈고, 임재철에 이어 타석에 들어선 두산의 주장 손시헌이 1-3의 볼카운트에서 바깥쪽 변화구를 가볍게 밀어쳐 끝내기 안타를 만들어냈다.



< 마무리하면서.. >

 중립적인 입장에서 관전할 수 있었던 PO 3차전은 그동안의 그 어떤 포스트 시즌 경기보다 재미있었던 경기였다.
그리고 이런 경기는 승리 팀인 두산의 팬들에게는 평생 기억할 수 있는 좋은 추억이 되었을 것이다.

 반면, 아쉽게 역전패를 당한 삼성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계속 남을 수밖에 없는 경기가 될지도 모른다.

 PO 1, 2, 3차전을 본 뒤 삼성의 전력에 가장 아쉽게 느끼는 부분은 권혁의 부진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삼성이 PO기간 동안 보여주는 공격력은 시즌 중 가장 많은 잔루를 남겼던 그들의 모습을 비교한다면 나름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그렇기에 권혁의 부진에 큰 아쉬움을 느낀다.

 삼성 막강 불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권혁은 이번 PO 시리즈 모든 경기에 등판하였고, 1차전 경기에서 1/3 이닝 동안 3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1피안타, 1볼넷, 1보크를 기록한 것에 이어 2차전 경기에서도 역시 0 1/3이닝 동안 4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1피안타, 2볼넷, 1자책점을 기록하였다.
그리고 마지막 3차전에서는 1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이렇게 권혁이 부진한 상황에서 삼성이 팀 최고의 장점인 막강 불펜진을 형성할 수 있을까?

4차전에서는 권혁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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